최근, 국내 최대 통신사에서 대규모 유심(USIM)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유심은 단순한 통신용 부품이 아니라, 사용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각종 인증에 활용되는 중요한 정보입니다. 유심 정보만으로는 즉각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지만, 유심을 복제하거나 다른 개인정보와 결합할 경우 강력한 사이버 공격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죠. 실제로 유심 기반 인증은 금융 서비스나 본인 확인 절차에 널리 사용되기 때문에, 이 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심각한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유심 정보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개인정보’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논쟁이 있지만, 이런 개념적인 논의와 무관하게 민감한 정보가 외부로 흘러나갔다는 점은 분명한 문제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번 사고를 접하며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죠.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바로 유심 정보가 저장 및 관리되는 방식, 특히 ‘암호화 여부’입니다. 유출된 정보가 암호화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개인정보 보호 조치가 충분히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보면 유심 정보는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상 암호화 의무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통신사들이 유심 정보를 선제적으로 암호화해 관리해온 사례가 알려지면서, 정보 보호 수준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민감 정보를 보다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논의도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파수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개인정보보호 현황 서베이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확인됐습니다. 개인정보 보호의 범위를 넓히고, 기술적 보호 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입니다. 단순히 개인정보를 검출하고 접근 기록을 관리하는, 컴플라이언스 충족을 위한 보호 수준을 넘어, 민감한 데이터를 직접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암호화 처리의 중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가입자 인증번호 (IMSI), 유심 일련번호, 인증키 등 핵심 정보가 암호화되지 않은 채 관리된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해당 정보들이 개인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실 큰 쟁점이 아닙니다. 민감하고 대상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인 만큼, 이를 보호하기 위한 암호화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암호화된 데이터는 설령 유출되더라도 내용을 확인하거나 사용할 수 없도록 보호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정보들은 비슷한 특성이 있습니다. 신용카드번호, 주민등록번호 등과 유사한 특성인데요. 일정한 패턴, 형식을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주민등록번호의 앞자리가 생년월일을 뜻한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죠? 뒷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마구잡이로 생성된 숫자가 아니죠. 성별이나 출생 지역 등을 구분하는 의미 있는 자리로 구성돼 있습니다. 신용카드 번호 역시 카드사마다 다르긴 하지만, 정해진 규칙과 패턴을 따라 생성됩니다.
유심 정보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가입자 인증번호나 유심 일련번호에는 이동통신사 식별자, 국가 코드 등 정해진 체계가 담겨 있어, 단순한 숫자 조합 이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구조화된 데이터입니다. 이처럼 일정한 형식을 갖춘 정보는 단순히 노출된 것만으로도 분석 및 악용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더욱 주의 깊게 보호돼야 합니다.
결국 우리는 정보의 종류가 아니라, 그 정보가 노출됐을 때 얼마나 큰 피해가 발생하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형식이 있고, 대상자를 식별할 수 있는 정보라면 그 자체로 보호 대상이며, 선제적인 암호화 조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민감정보
다행히 지금의 데이터 보안 기술은 이런 구조화된 데이터를 자동으로 식별하고 암호화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해 있습니다. 법적으로 개인정보로 정의되지 않은 정보라도, 특정 형식을 가진 데이터를 찾아내고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보안 강화에 큰 도움이 됩니다.
물론 모든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시스템 성능 저하나 운영상의 복잡성 등 다양한 제약이 따릅니다. 따라서 형식이 뚜렷하고 민감도가 높은 데이터를 우선적으로 보호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먼저 패턴을 검출한 뒤, 해당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보안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정형화된 구조를 가진 정보는 자동화된 공격에 노출되기 쉬워, 암호화를 통해 데이터의 형태 자체를 숨기는 것만으로도 높은 수준의 방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번 유심 정보 유출 사고는 단순한 보안 사고가 아니라, 정보보호의 기준과 실천 방식을 재정립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정보의 유형이나 법적 의무의 유무를 떠나서, 실제로 악용 가능성이 높고 민감한 정보라면 보다 적극적인 보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죠.
이제는 실질적인 피해 가능성과 데이터의 구조적 특성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정보보호 체계가 필요합니다. 특히 반드시 보호가 필요한 중요 데이터라면, 기술적으로 식별해 해당 정보를 우선적으로 보호하는 전략적 접근이 요구됩니다.
사이버 보안은 사고 이후의 수습보다 사고 이전의 예방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조직이 어디에, 어떤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이를 중심으로 보안 체계를 강화해 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보안 전략에서 핵심이 될 전망입니다.
조직이 보유한 민감정보, 제대로 암호화해서 보호하고 있으신가요?
실질적인 보호는 단순한 감지나 경고가 아닌, 행동하는 보안에서 시작됩니다. 중요한 정보 그 자체를 보호하는 데이터 중심의 보안, 지금부터 시작해보세요!